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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 딜레마 No. 63 (Trainspotting)

created Sep 22nd 2017, 16:11 by user1454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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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로인이 구석구석을 씻어주고 있다. 안으로 스며들어 정화시켜준다고 할까.... 약은 속에서부터 나를 깨끗하게 해준다.
  안의 바다. 문제는 아름다운 대양이 유독한 표류물들을 산더미처럼 실어 나른다는 점이다. 독은 바닷물로 희석되지만 썰물 때가 되면 육체 안에 쓰레기만 남겨놓는다. 약은 것만큼 가져간다. 이들이 상태로 회복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똥구덩이 같은 방의 벽지는 정말 흉측하다. 경악스러울 정도로. 아마도 어느 산송장 같은 놈이 옛날 옛적에 발랐던 같다. 하지만 네게는 어울린다. 역시 그런 산송장 같은 놈이니까. 이제 생각처럼 몸이 움직여주질 않는다.... 하지만 모든 갖춰져 있다. 땀으로 끈적거리는 손을 뻗기만 하면 모두 닿을 있게 놓여 있다. 주사기, 주삿바늘, 숟가락, 양초, 라이터, 헤로인 봉지. 좋아. 완벽하군. 그렇지만 썰물이 찾아오고, 나의 바다는 파도에 씻겨 안에 독에 찌든 쓰레기들만 남겨놓을 것이다. 나는 그때가 두렵다.
 다음 헤로인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떨리는 손으로 숟가락을 촛불 위에 올려놓고 약이 용해되는 것을 기다리며 나는 생각에 잠긴다. 만조의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독으로 고통받는 시간은 점점 길어진다. 그렇지만 나의 손을 멈추게 하려면 이런 정도의 생각으로는 어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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